봄과 함께 본격적인 신입 및 경력직 공채의 시기가 돌아왔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상반기 채용의 기업 설명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면접 일정이 변경, 무기한 연장되거나 화상 면접을 실시하는 등 지난해와는 다른 채용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채용 전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채용 방식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활동의 세계화 및 기술 혁신과 함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의 패러다임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러 산업에 걸친 디지털 전환과 인공 지능(AI) 등의 첨단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요로 관련 전문 인재 확보 경쟁은 글로벌적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많은 기업들이 공채 제도와 신입 사원 채용 방식을 재검토하는 등 채용 방식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채용 일정과 정원을 그룹사 중심으로 결정하여 대규모로 채용하는 공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퇴직이나 공석이 생길 경우 인원을 충원하거나 사업 전략에 맞춰 증원이 필요한 경우 수시로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수시 채용’은 국내에서는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실시되어 왔습니다만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들도 ‘수시 채용’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본 기고에는 ‘수시 채용’이 필요한 이유와 성공적으로 ‘수시 채용’을 통해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기존의 신입사원을 일괄적으로 채용하는 공채는 대규모 인력을 뽑은 후에 사내 교육을 하고 직무에 배치하는 형태의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의 채용 기조로 인해, 이러한 공채형 인재 모집은 채용의 유연성 저하는 물론 경쟁력 유지에도 어려운 양상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에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문성과 채용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수시 채용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왜 기존의 공채 제도에서 이러한 수시 채용의 형태로 기업 채용 문화가 바뀌고 있을까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시대에 우수 인재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을 가진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의 대규모 채용을 통한 교육과 인재 양성은 시간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처럼 수시 채용을 도입하여, 필요할 때 심층 면접을 통해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 즉 바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효율적이고 민첩한 변화 대응을 중시하는 애자일(Agile)이 주목을 받으면서, 의사 결정의 신속화와 조직의 유연성의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채로 선발된 대규모의 인력을 직무 순환 교육을 통해 업무에 투입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즉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신속하게 채용하는 수시 채용이 더욱 적합한 채용 형태로 많은 기업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직무 능력과 잠재력이 있는 인재 채용에 있어서, 전형 방식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학력이나 연령 등의 조건으로 지원자를 선별하는 기존 공채의 형식으로는 지원자의 직무적합성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다수의 신입을 채용하고 교육을 통해 몇년에 걸쳐 실무자로 양성하는 공채와 달리 실무 경험과 전문적인 역량을 이미 갖춘 신입 및 경력직 인재들을 엄선하여 채용할 수 있는 것이 수시 채용의 장점입니다. 공채 전형의 인재개발이나 육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수시 채용 방식이 상대적으로 생산성과 ROI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시 채용 방식은 현업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뽑는 직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접이 직무적합성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진행됩니다. 가령, 1차 면접의 동영상 전형의 대체나 프레젠테이션 면접, 혹은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적응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의 소프트 스킬을 파악하는 팀 면접 등 다양한 면접 방법으로 지원자를 다각도에서 파악하는 면접이 실시되기도 합니다.
수시 채용에서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인사 담당자나 실제 함께 일하게 될 팀의 상사가 팀의 비전과 성장 전략, 지원 포지션에 대한 기대와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 등을 적극 공유하여 지원자에게 직무를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서는 기업의 트레이닝 제도나 유연 근무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 등을 소개하여, 좋은 인재가 기업을 잘 알아볼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교적 단기간에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고급 인재를 채용하여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입사 후 체계적인 교육이 요구됩니다. 기존 공채 전형의 신입 사원 연수가 3개월 정도의 기간에 걸친 비즈니스 매너부터 직무 지식까지의 체계를 따른다면, 수시 채용으로 선발된 인재 교육은 “온보딩 (Onboarding)” 과정을 통해 직원의 기업 문화 적응을 돕습니다. 온보딩(Onboarding)이란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기업의 문화를 익히고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의 비전과 사업 전략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하여 비즈니스 매너 등의 교육을 거쳐 조직에 적응한다는 목표는 동일하지만, 온보딩 과정과 공채 연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시 채용의 경우 각 직무에 특화된 온보딩 계획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수시 채용은 다양한 직급의 커리어와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각 직무의 역할과 기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게 됩니다.
수시 채용을 통해 선발한 인재를 성공적으로 기업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온보딩 과정의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직무에 맞는 기술과 지식을 전달해야 합니다. 매달 또는 분기별로 온보딩 점검 시기를 설정해 직원의 적응 정도와 성과를 확인하고, 그에 맞게 유동적으로 계획을 조정하여 선발한 인재가 기업의 일원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수시 채용을 통해 선발한 인재는 인사체계가 입사년도, 공채시기 등 연공서열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대부분의 공채 교육은 사내 교육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 강연이나 특정 주제에 대한 세미나 등의 전문성에 집중하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기업 내의 전문성 교육은 직무 순환과 같이 보편적인 업무 중심이며, 기업 교육에서 개인의 특화된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이 부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위해 대학원 진학하는 등 자기개발이 강조되는 만큼 우수한 인재들은 커리어를 개발하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도 지원자의 관심 직무에서 전문성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상세히 기술하는 채용 공고를 게재하고, 지원자의 커리어 발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함께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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